
인공지능(AI)이 보험산업의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바꾸면서 손해사정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보험약관과 관련 법률, 사고 조사 및 손해액 산정 능력이 핵심 교육 분야였다면, 이제는 생성형 AI와 빅데이터 분석,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까지 갖춘 융합형 전문가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과 손해 규모를 조사하고 보험약관과 관련 법규에 따라 적정한 보험금을 산정하는 전문인력이다. 자동차사고와 화재, 자연재해, 질병, 배상책임 사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보험 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보험산업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보험산업은 기후변화와 초고령사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확산, 사이버 위험 증가 등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사고 유형이 복잡해지고 보험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손해사정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지식도 더욱 폭넓어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손해사정 교육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AI는 사고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보험약관을 비교하며 유사 판례를 검색하거나 손해사정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영상과 사진 분석 기술도 사고 현장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보조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AI가 모든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고 원인과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장조사와 사실관계 확인, 법률적 해석,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AI가 제시한 결과에 오류가 없는지 검증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따라서 미래 손해사정 교육은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객관적 판단과 직업윤리, 현장 실무 역량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현장에서 손해사정 업무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송우 박사(보험금융)는 "과거의 손해사정 교육이 보험약관과 법률, 사고 조사 능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실무에 활용하는 능력까지 교육해야 합니다. 다만 AI가 제시하는 분석 결과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사고 현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공정한 손해배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여전히 전문가의 책임입니다. 결국 보험지식과 현장 경험, AI 활용 능력을 함께 갖춘 손해사정사가 미래 보험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교육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 전달과 암기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실제 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보험약관을 해석하며 손해액을 산정하는 문제해결형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고서 작성과 자료 검증, 디지털 문서 관리 등을 접목하면 학습자는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능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직장인과 성인학습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온라인 대학을 활용하면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보험·금융 관련 지식과 디지털 역량을 함께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손해사정사 자격 취득은 별도의 국가전문자격시험과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학위과정과 자격시험 준비를 구분해 체계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7학년도 1학기 신입생 모집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스마트AI경영학과 임유신 학과장은 "AI 시대에는 보험지식만으로는 전문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손해사정사는 보험과 금융, 법률, 손해배상, 의료, 디지털 기술, 생성형 AI 활용 능력을 함께 갖춘 융합형 전문가로 성장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만큼 공정한 판단과 윤리의식, 현장조사 능력, 고객과의 소통 역량이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스마트AI경영학과는 AI 활용 역량과 경영 실무를 접목한 교육을 통해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전문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손해사정 교육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전달하느냐보다 배운 지식을 실제 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험법과 손해배상 이론을 이해하는 기초 역량, 사고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현장 역량, A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디지털 역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AI 시대에도 손해사정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보험사고의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판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그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이다. 이제 손해사정 교육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식 전달을 넘어 기술과 사람의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교육으로 발전해야 한다.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을 넘어 AI의 결과를 검증하고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 그것이 미래 손해사정 교육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