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문증훈 기자] 충남 보령시 주교면 은포리 일대 버섯재배사 관련 사안은 단순히 현장에 물이 고였는지, 버섯 재배 흔적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태양광 설치 관련 부서의 협의 요청으로 실시한 현장 확인이 실제 농지 이용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로 이어졌는지, 현장에서 관찰한 사항이 농지법상 검토와 후속 행정처리에 적절하게 반영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보령시 농업정책과는 기존 민원 답변에서 일부 시설의 버섯 재배 흔적이 뚜렷하지 않았고 원목 관리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보였으며, 시설 내부 또는 주변에서 물 고임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물 고임 발생 원인에 대한 별도 조사·분석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지 이용 실태와 농지법 위반 여부, 향후 행정조치 필요성은 사실관계와 관계 법령을 종합해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 답변은 현장 확인 당시의 일부 관찰 사실을 확인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행정처리의 적정성을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중요한 공백이 남아 있다.
첫째, 현장 확인의 구체적인 결과가 확인돼야 한다. 현장 확인을 실시했다면 언제, 어느 토지를 대상으로, 몇 개 시설을 확인했는지부터 명확해야 한다.
일부 시설에서 재배 흔적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는 전체 시설의 농업 이용상태를 판단할 수 없다. 시설별 재배 흔적, 원목 관리상태, 실제 이용 여부와 확인 기준이 구분돼야 한다.
현장 관찰과 농지 이용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별개의 절차다. 관찰 결과만으로 위반 여부를 단정해서도 안 되지만, 관찰 결과를 토대로 추가 확인이나 판단을 했는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물 고임과 침수 여부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보령시가 밝힌 사실은 시설 내부 또는 주변에서 물 고임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침수가 발생했다고 확정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물 고임이 관찰됐다면 시설 내부와 주변 농지를 구분해 침수 여부를 확인했는지, 배수 상태와 농업시설 이용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령시는 원인에 대한 별도 조사·분석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침수 여부와 농업 이용상태에 대한 확인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관련 확인 자체가 없었다면 그 상태에서 농지 이용상태를 어떤 자료로 판단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셋째, 태양광 관련 부서 협의 과정이 공개돼야 한다. 이번 현장 확인은 태양광 설치 관련 부서의 협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농업정책과가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해당 부서에 어떻게 회신했는지, 현장 확인 결과가 관련 인허가 또는 행정절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장 확인 결과를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 관련 절차의 적정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실이 전달됐고, 이를 토대로 어떤 검토와 처리가 이뤄졌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넷째, 농지법상 검토와 후속 조치는 실제 처리 기록으로 확인돼야 한다. 보령시는 농지법 위반 여부와 후속 행정조치를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검토 예정이라는 표현만으로 행정처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는 없다.

농지이용실태 조사나 추가 현장 점검이 있었는지, 농지법 적용 여부를 검토한 기록이 있는지, 시정 요구나 원상회복 등 행정조치를 검토하거나 진행했는지 확인돼야 한다.
행정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위반 여부는 구체적인 농지 이용 형태와 관련 법령상 요건을 확인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치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기관의 판단 과정과 근거는 확인 가능해야 한다. 조치하지 않았다면 그에 이르게 된 검토 결과와 처리 상태 역시 검증 대상이다.
이번 사안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현장 확인 당시 일부 시설의 재배 흔적과 원목 관리상태가 미흡해 보였고, 시설 내부 또는 주변에서 물 고임이 관찰됐다는 보령시의 답변이다.
반면 침수 여부와 범위, 시설별 실제 농업 이용상태, 농지법상 검토 결과, 태양광 관련 부서 회신 내용, 후속 행정조치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미확인 사항을 근거로 위법이나 특혜, 행정기관의 고의적인 방치가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행정처리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까지 중단할 수도 없다.
뉴스추적은 이번 사안의 핵심 행정기록인 최초 협의 요청 공문, 현장 확인 계획과 출장복명서, 시설별 조사자료와 사진, 물 고임 및 침수 관련 확인 기록, 태양광 관련 부서 회신 문서, 농지법 검토와 후속 행정처리 기록을 통해 전체 처리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보령시가 현장을 확인했다면 확인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 농지법상 판단을 했다면 판단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후속 조치를 검토했다면 현재 처리 단계와 결과를 설명해야 한다.
현장 확인은 행정의 출발점이지, 검증의 종착점이 아니다. 이번 사안의 결론은 의혹을 먼저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행정기관이 스스로 밝힌 현장 관찰 사실이 실제 조사와 법적 판단, 부서 간 협의 및 후속 행정처리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객관적인 기록으로 확인하는 데 있다.
보령시는 더 이상 포괄적인 검토 예정이라는 설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어떤 근거로 어떤 행정처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실과 기록으로 답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의 알 권리에 대한 행정의 책임이며, 공공 행정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